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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은 모두가 잃을 수 밖에 없으므로 위대한 평등주의자다.』
『도박판에서 진짜 운이 좋은 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는 때를 아는 자이다.』-스퍼전
사람이 살다보면 황당한 일을 겪게 마련이지만 마누라의 경우는 좀 심했다 할 수 있어.
임신후 다달이 동네 산부인과 병원에 계속 다녔는데 아무 이상없다했거던.
그 날 새벽부터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던 마누라가 아랫배가 살살 아프다는 거야.
사실 예정일이 아직 한달이나 남았길래 별 일 없겠지 싶어 다니던 병원에 데려다 주고 마장으로 줄행랑칠 스케줄이었는데 이넘의 병원이 입구에다 "영업을 중단합니다.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하는 푯말하나 걸어놓고 셧다를 내린거야.
나중에 소문을 듣자하니 산모와 태아가 사망하는 대형 의료사고가 났다더라고...
마장출근시간은 다가오는데 궁시렁궁시렁....
어쩌겠어 할 수 없이 다른 병원으로 갔는데....
의사가 임산부와 나를 한심스럽게 쳐다보더니 그러는 거야.
『병원에 한번도 안다녔나요?』
『아뇨, 열심히 다녔는데요. 오늘도 다니던 병원에 먼저 들렀는데 영업중단 한다고...』
『그 병원에서 산모한테 무슨 얘기 없었어요?』
『전혀요. 태아와 산모는 건강하다고 아무 걱정말라던데요.』
『허어... 이런 변고가... 아무튼 자세한 얘기는 간호원이 알려줄테니까... 아뭏든 응급수술 해야하니까 수속밟으세요.』
산모에게 양수가 부족하다는 거였어. 양수가 부족하니 태아가 답답해하고 무엇보다 태변을 먹게되면 태아에겐 치명적이니까 신속히 수술해야하니까 각서쓰라고... 몸매는 별로였지만 아주 예쁘게 생긴 간호원이 친절하게 설명해주더군.
사람들이 그래서 대학병원 찾나봐.
똑같이 초음파 검사를 했는데 돌팔이는 아무 이상없다는 쏘스를 주고 교수는 양수가 모자란다는 쏘스를 주니....
그런 연유로 딸래미가 한달 반이나 세상을 일찍 나오게 된거야. 암튼 마흔 넘어 아기 낳는다고 마누라만 죽을 고생 했지 뭐....
『도박을 할 때처럼 혼신의 정열을 다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한번 자문해 보라.그대는 매순간 그렇게 혼신의 정열을 다해 살고 있는가를...』-유 동범
병원휴게실엔 천원 넣으면 한시간 사용할 수 있는 피씨가 설치되어 있더구만. 거기에서 하루종일 전세내고 온라인겜 린지2로 죽치는 부부가 있었어. 남편은 4대독자였는데 줄줄이 딸만 셋을 낳고는 결혼한지 8년만에 드디어 득남에 성공했다고 엄청 자부심이 강한 부부였어, 근데 아기가 태변을 먹고 게다가 장이 꼬여 두 달여 동안 병원비만 천만원 넘게 나왔다면서도 천하태평이더라구, 대를 이었다는 자부심이 훨씬 컸던거야. 부부가 희희낙낙이더만... 병원비는 잘 나가는 문중에서 다 해결해 준다나... 아들이 뭔지, 원...
나의 뇌는 미숙아는 기형아란 등식이 성립했었는데 알고보니 편견이더구만...아빠노릇제대로하는법이라는 사이트를 찾아 회원가입한 후 열심히 공부에 열중하는데 휴게실 한쪽에서 낯익은 목소리의 산모가 대성통곡을 하는거야.
면회시간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젤 크게 우는 새색시 산모였어.
친정어머와 서로 부여안고 통곡하더라고.
아기가 26주에 태어났는데 사흘에 한 번꼴로 80만원짜리 주사를 맞는 형편이래.
입원한지 3주밖에 안되었는데...
결국은 아기를 포기했다는 거야. 의사와 합의하에 포기각서를 쓰면 보통 안락사시키는 절차를 밟는다더군.
사실 상태가 많이 좋아져 C실에서 퇴원 대기중인 아기들도 몇 있는데 보호자가 나타나질 않는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어. 아마 해외로 입양될 확률이 높다더라구.
부모가 포기하는 아기들은 대부분 정상이 아닌 경우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건강한 아기를 낳아 키운다는게 얼마나 큰 왕한구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겠더라니까. 999배당 단방으로 몇 장사서 적중시키는 하찮은 쇳 복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을 거야.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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